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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나 무릎, 몸통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면 단순한 피부 건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가려움까지 생기면 집에 있는 피부 연고부터 바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해 보이는 피부 변화 가운데에는 건선처럼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염증성 질환도 있고, 백선처럼 곰팡이균에 의해 생기는 감염도 있습니다.
둘은 원인부터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향도 다릅니다. 특히 백선을 습진이나 건선으로 생각해 스테로이드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면 잠시 붉은 기가 줄어든 것처럼 보여도 감염이 퍼지거나 원래 모습이 달라져 진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붉고 각질이 생긴 피부를 발견했을 때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요? 사진 몇 장을 보고 병명을 맞히기보다 어디에 생겼는지, 어떻게 퍼지는지, 주변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는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건선과 백선은 원인부터 다릅니다

건선은 면역계의 이상 반응과 관련된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피부세포가 정상보다 빠르게 만들어지면서 피부가 두꺼워지고 붉은 반점과 각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판상건선은 팔꿈치와 무릎, 두피, 몸통 등에 경계가 비교적 뚜렷한 붉은 병변과 은백색 각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는 과정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반면 백선은 피부사상균이라는 진균이 피부·머리카락·손발톱 등에 감염되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흔히 말하는 무좀도 백선의 한 종류입니다.
따라서 건선은 다른 사람에게 접촉으로 옮는 질환이 아니지만, 백선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접촉 또는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2. 동그란 모양이면 모두 백선일까요?
몸에 생기는 체부백선은 흔히 가렵고 둥근 모양의 발진으로 나타납니다. 가장자리가 약간 솟거나 각질이 있고, 병변이 바깥쪽으로 넓어지면서 가운데 피부가 상대적으로 덜 붉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흔히 '동그랗게 생기면 백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피부질환은 그렇게 단순하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백선이라고 해서 항상 교과서처럼 완전한 고리 모양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건선 역시 발생 부위와 유형에 따라 모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습진이나 다른 피부질환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연고를 사용한 피부라면 원래의 특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양은 원인을 추정하는 단서일 뿐 진단 기준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3. 어디에 생겼는지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판상건선은 흔히 팔꿈치와 무릎처럼 바깥쪽으로 돌출된 부위, 두피, 몸통 등에 나타납니다. 양쪽에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부만 볼 것이 아니라 손발톱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선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손발톱 표면에 작은 홈이 생기거나 두꺼워지는 등의 변화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백선은 감염되는 부위에 따라 이름과 모습이 달라집니다. 몸통이나 팔다리에 생기면 체부백선, 발에 생기면 족부백선, 사타구니에 생기면 완선, 두피에 생기면 두부백선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피부과에서는 병변 하나의 모양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발생 부위, 퍼지는 양상, 가려움, 두피나 손발톱의 변화, 가족이나 반려동물의 비슷한 피부질환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가족에게 옮을까 걱정된다면 전염성의 차이를 알아두세요
건선은 피부가 붉고 각질이 많이 생겨 감염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접촉으로 전염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반면 백선은 진균 감염이므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감염된 피부와 직접 접촉하거나 수건·옷·침구 같은 물건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옮을 수 있으며,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백선이 의심되거나 진단받았다면 피부를 가능한 한 깨끗하고 건조하게 관리하고, 수건이나 옷 같은 개인용품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중 비슷한 피부 병변이 연이어 생겼거나 반려동물에게 피부 병변이나 털 빠짐이 보인다면 이러한 사실도 진료할 때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원인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피부 연고부터 바르기 전에 확인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건선과 백선의 가장 중요한 차이 중 하나가 치료입니다.
건선에는 질환의 정도와 발생 부위에 따라 바르는 스테로이드제, 비타민D 유도체를 비롯한 국소치료와 광선치료, 먹는 약이나 주사치료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백선 치료의 중심은 항진균제입니다. 감염된 부위와 범위에 따라 바르는 항진균제를 사용하거나 경구 항진균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원인을 모르는 발진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백선에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면 염증이 일시적으로 줄어 피부가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진균 감염 자체가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감염이 퍼지고 전형적인 고리 모양이 흐려져 다른 피부질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잠행백선(tinea incognito), 즉 스테로이드에 의해 모습이 변한 백선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붉은 발진과 각질에 이전에 처방받고 남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6. 피부과에서는 어떻게 두 질환을 구별할까요?

건선은 대부분 피부와 두피, 손발톱의 모양과 분포를 살펴보고 병력과 가족력 등을 함께 확인해 진단합니다. 다른 피부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백선이 의심될 때는 피부 병변의 가장자리 등에서 각질을 채취해 KOH 직접도말검사로 진균 성분을 확인하거나 필요하면 진균배양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건선과 백선뿐 아니라 습진을 비롯한 여러 피부질환이 눈으로 보기에는 비슷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고를 발라도 반복해서 재발하거나 오히려 범위가 넓어진다면 같은 연고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진단부터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7. 이런 경우에는 피부과에서 원인을 확인하세요
작은 피부 발진 하나가 생겼다고 모두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붉은 반점과 각질이 계속되거나 점점 넓어지는 경우에는 피부과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연고를 발랐을 때 잠시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거나 주변으로 퍼지는 경우, 두피나 손발톱까지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가족에게 비슷한 피부 병변이 생긴 경우에는 진균 감염을 포함한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선이 의심되는 피부 변화와 함께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붓거나 관절이 아프고 뻣뻣한 증상이 있다면 이 역시 진료 때 알려야 합니다. 건선 환자 일부에서는 피부 증상뿐 아니라 건선관절염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료를 받기 전에는 처음 생긴 시기와 부위, 다른 곳으로 퍼졌는지, 가려움이나 통증이 있는지, 지금까지 어떤 연고나 약을 사용했는지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8. 모양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원인과 치료의 차이입니다
건선과 백선은 모두 붉은 피부와 각질을 만들 수 있지만 같은 질환이 아닙니다.
건선은 면역계와 관련된 만성 염증성 질환이고, 백선은 진균에 의한 감염입니다. 따라서 건선은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지만 백선은 전파될 수 있으며 치료에 사용하는 약도 다릅니다.
피부에 둥근 반점이 있다고 백선으로 단정하거나 각질이 많다고 건선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연고를 반복해서 바르는 것이 진단을 늦출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할 것은 한 가지입니다. 붉고 각질이 있는 피부가 계속 넓어지거나, 사용하던 연고로 잠시 좋아졌다 다시 악화된다면 연고를 바꾸기 전에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 이 글은 건선과 백선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피부 병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피부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National Institute of Arthritis and Musculoskeletal and Skin Diseases (NIAMS), Psoriasi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Ringworm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Treatment of Ringworm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Psoriasis Clinical Guid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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