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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년 9월 13일 UPDATE 되어 글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오랫동안 통풍으로 고생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이 조금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버님이 엄지발가락 통증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나니 통풍의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남동생까지 통풍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재도 요산을 낮추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에 이어 남동생까지 통풍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저도 건강검진 결과에서 요산 수치를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가족력이 있고 요산 수치가 높으면 결국 나도 통풍에 걸리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았습니다.
혈중 요산이 높은 것은 통풍의 중요한 위험요인이지만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 발작을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미 통풍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통증이 없는 기간에도 요산을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통풍이 생기는 과정부터 요산 수치의 의미, 음식과 술의 영향, 통풍 환자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이유까지 제가 가족의 통풍을 지켜보며 궁금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통풍은 왜 갑자기 엄지발가락을 아프게 할까?

통풍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uric acid)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몸에서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대사 되는 과정에서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분해됩니다. 퓨린은 우리 몸에도 존재하고 여러 음식에도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 가운데 하나가 요산입니다.
요산은 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그런데 몸에서 만들어지는 양과 배출되는 양의 균형이 깨지면서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라고 합니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게 유지되면 요산염 결정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 결정이 관절이나 주변 조직에 침착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 결정을 인식하면서 강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통증과 붓기, 발적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이 급성 통풍 발작입니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발목이나 무릎 등 다른 관절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버님 역시 발가락 하나 때문에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실 정도로 심한 통증을 경험하셨습니다.
통풍의 통증이 심한 이유도 단순히 ‘요산이 많아서’가 아니라 관절에 침착된 요산염 결정에 대해 강한 염증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요산 수치가 높으면 모두 통풍에 걸릴까?
제가 가족력을 생각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아버님과 남동생이 모두 통풍을 경험했으니 건강검진에서 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오면 곧 통풍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요산혈증과 통풍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혈액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높더라도 통풍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그것만으로 통풍이라고 진단하거나 바로 모든 사람이 요산저하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통풍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관절 통증과 붓기가 있다면 단순히 혈액검사의 요산 수치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의사는 증상과 진찰 소견, 혈액검사,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하며 상황에 따라 관절액에서 요산염 결정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특히 급성 발작이 있는 시점에는 혈중 요산 수치만으로 통풍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저처럼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건강검진의 요산 수치는 ‘통풍이 있다, 없다’를 혼자 판단하기 위한 숫자라기보다 자신의 위험요인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적절합니다.
3. 통풍은 고기와 맥주만 피하면 되는 병일까?

통풍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고기와 맥주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아버님을 보면서 “고기와 술만 줄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산은 음식으로 섭취한 퓨린뿐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적인 대사 과정에서도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통풍을 단순히 ‘고기를 많이 먹어서 생긴 병’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음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통풍 관리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맥주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술도 통풍 위험과 발작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맥주 대신 소주를 마시면 괜찮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해서 볼 것이 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입니다.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와 가당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습관 역시 통풍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육류나 해산물도 종류와 섭취량에 따라 퓨린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통풍 환자가 단백질 식품을 무조건 끊거나 극단적인 식단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몇 가지 음식을 ‘통풍에 나쁜 음식’으로 정해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과도한 음주와 당이 많은 음료를 줄이고, 지나친 고 퓨린 식품 섭취를 피하면서 전체적인 식사와 체중을 함께 관리하는 것입니다.
제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처럼 ‘술과 고기만 끊으면 해결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4. 통풍 환자가 통증이 없어도 약을 먹는 이유
남동생이 처음 통풍 진단을 받고 약을 꾸준히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저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지금 안 아픈데도 계속 약을 먹어야 하나?”
통풍 치료에서는 급성 발작 때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와 장기적으로 혈중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성 발작 때 사용하는 소염진통제, 콜히친, 상황에 따른 스테로이드 등은 현재 발생한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치료입니다.
반면 알로푸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와 같은 요산저하제는 혈중 요산을 장기적으로 낮춰 새로운 요산염 결정이 생기는 것을 줄이고 이미 축적된 결정이 점차 없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사라졌다는 것과 몸속 요산염 결정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통풍으로 요산저하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혈청 요산 6mg/dL 미만을 목표로 치료합니다. 다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목표와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이 숫자는 모든 건강한 사람이 반드시 요산을 6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미 통풍으로 요산저하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사용하는 치료 목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남동생처럼 이미 통풍 진단을 받고 요산저하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면 통증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스스로 약을 끊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그렇다면 생활습관 관리는 얼마나 중요할까?

약물치료가 필요한 통풍 환자라고 해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적절한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체중을 정확히 몇 % 빼면 요산이 얼마만큼 떨어진다”는 식으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과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급성 통풍 발작으로 관절이 붓고 심하게 아픈 상황에서 통증을 참고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운동이나 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렸다면 탈수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하게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의료진 지침을 우선해야 합니다.
통풍은 고혈압, 비만, 만성콩팥병과 같은 다른 건강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풍 관리도 단순히 요산 숫자 하나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체중, 혈압, 신장기능, 음주습관과 복용 중인 약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아버님과 남동생을 보며 제가 요산 수치를 확인하는 이유
저는 통풍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버님이 오랫동안 통풍으로 고생하셨고 남동생도 같은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을 때 요산 수치를 관심 있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통풍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하고 가족력이 위험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가족 중 통풍 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저도 반드시 통풍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에게 더 중요한 것은 가족력을 알고 있으니 내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을 조금 더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입니다.
만약 건강검진에서 요산이 높게 나온다면 숫자 하나만 보고 인터넷에서 통풍약을 찾아보기보다 이전 검사에서도 계속 높았는지, 신장기능은 어떤지, 복용하는 약이나 음주·체중 등 다른 요인은 없는지 의료진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어느 날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등의 관절이 갑자기 심하게 붓고 빨개지면서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면 단순히 “가족력이 있으니 통풍이겠지”라고 자가진단하지 않고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7. 마무리
아버님과 남동생의 통풍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예전에는 통풍을 “요산이 높아서 발가락이 아픈 병”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통풍을 알아볼수록 생각보다 구분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은 아니고, 통풍이 있다고 모든 사람이 같은 약을 복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음식도 중요하지만 술이나 고기 한두 가지만 끊는다고 해결되는 질환도 아닙니다.
반대로 이미 통풍으로 요산저하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통증이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됩니다.
남동생이 통증이 없는 기간에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이유를 저도 이제는 이전보다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저처럼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도 막연하게 통풍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검진 결과를 관심 있게 확인하고, 체중과 음주 같은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을 관리하면서 이상이 있을 때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풍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통증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단순한 고요산혈증인지 실제 통풍인지, 장기적인 요산저하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가족 경험과 공개된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갑작스러운 관절 통증·붓기·발적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2020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Gout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Gout 환자정보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 관련 환자정보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통풍 관련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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