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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조금 차거나 계단을 오를 때 예전보다 힘들어져도 흔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흡연하셨던 아버지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치료받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호흡곤란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 역시 오랜 흡연 후 금연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COPD와 폐 건강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COPD는 폐 기능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일부 환자에서는 폐혈관의 변화와 함께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OPD가 폐고혈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폐고혈압이 생기는 원리, 2026년 국가건강검진의 폐기능검사, 조기 발견과 생활관리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이 글은 COPD와 폐고혈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1. COPD란 어떤 질환일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기도와 폐 조직에 만성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공기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제한되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가 흡연이지만 직업성 분진이나 대기오염, 연기 등 장기간의 유해물질 노출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COPD가 진행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계단이나 오르막길에서 숨이 차는 증상
- 만성적인 기침
- 반복되는 가래
- 운동능력 감소
- 호흡기 감염이 반복되는 경우
문제는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활동량을 조금씩 줄이면서 본인도 모르게 호흡곤란에 적응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증상만으로 COPD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COPD 진단에서 중요한 검사가 폐기능검사(스파이로메트리)입니다.
폐활량계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공기를 얼마나 빠르게 내쉴 수 있는지를 측정해 기류 제한 여부를 확인합니다.
2. COPD가 폐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
폐고혈압은 폐의 혈관에 흐르는 혈액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COPD에서는 여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폐혈관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폐기종과 같은 변화로 폐포가 손상되면 주변의 작은 혈관들도 함께 감소할 수 있습니다.
혈액이 통과할 수 있는 혈관의 전체 면적이 줄어들면 남아 있는 혈관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적인 저산소 상태도 영향을 줍니다.
폐에는 산소가 부족한 부위로 혈액이 덜 흐르도록 혈관이 수축하는 생리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하지만 COPD로 저산소 상태가 지속되면 이러한 혈관 수축이 장기간 이어지고 폐혈관의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만성적인 염증과 혈관벽 변화가 더해지면 폐혈관 저항이 증가하면서 폐동맥 압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COPD 환자에게 폐고혈압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마다 대상자와 진단 방법이 달라 유병률에 차이가 있으며, COPD가 심할수록 폐고혈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3. COPD 환자에게 폐고혈압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COPD 자체도 호흡곤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폐고혈압이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초기에는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폐기능검사에서 확인되는 COPD 정도에 비해 숨이 지나치게 많이 차거나 운동능력이 빠르게 떨어진다면 다른 원인이 함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폐고혈압이 진행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운동할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
-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
- 운동능력 감소
- 어지럼증이나 실신
- 다리나 발목의 부종
심한 폐고혈압이 지속되면 오른쪽 심장이 폐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많은 힘을 써야 하므로 우심실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리 부종이나 호흡곤란은 심장질환과 신장질환 등 다른 여러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COPD 관련 폐고혈압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4. 폐고혈압은 어떻게 확인할까?
COPD 환자에게 폐고혈압이 의심되면 의료진은 증상과 폐기능, 산소포화도, 영상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필요한 경우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폐동맥 압력 상승 가능성과 오른쪽 심장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장초음파만으로 모든 폐고혈압을 확진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정확한 폐동맥 압력과 혈역학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우심도자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모든 COPD 환자가 폐고혈압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COPD의 정도에 비해 호흡곤란이 심하거나 산소저하가 뚜렷한 경우, 심장초음파나 영상검사에서 폐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 등에 의료진이 추가 검사의 필요성을 판단합니다.

5. 2026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가 포함됩니다
COPD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2026년부터 일반 국가건강검진에서 56세와 66세에 폐기능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검사는 폐활량계를 이용해 숨을 최대한 깊게 들이마신 뒤 빠르고 강하게 내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대표적으로 확인하는 수치가 다음과 같습니다.
- FEV1: 처음 1초 동안 내쉰 공기의 양
- FVC: 최대한 내쉴 수 있는 전체 공기의 양
- FEV1/FVC: 두 수치의 비율
이러한 결과를 이용해 기도가 좁아져 공기 흐름이 제한되어 있는지 평가합니다.
검사 결과는 연령과 성별, 키 등을 고려한 정상 예측치와 비교하여 의료진이 해석합니다.
국가검진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이 있거나 과거 흡연력이 많은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폐기능검사의 필요성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6. 폐기능검사 전 알아두면 좋은 사항
폐기능검사는 검사자의 노력과 당시 몸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전에는 몇 가지 준비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검사 1시간 이내에는 흡연하지 않습니다.
- 검사 4시간 전부터는 음주를 피합니다.
- 검사 30분 전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합니다.
- 검사 2시간 이내에는 과식하지 않습니다.
- 가슴과 배를 압박하지 않는 편안한 옷을 입습니다.
검사에서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가능한 빠르고 강하게 끝까지 내쉬어야 하기 때문에 검사자의 설명에 맞춰 충분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는 흡입제나 약물이 있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검사 전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7. COPD와 폐고혈압 치료에서 중요한 것
COPD에 폐고혈압이 동반됐다고 해서 일반적인 폐고혈압 치료제를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COPD 관련 폐고혈압에서는 먼저 기저 폐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흡입제 치료와 폐재활, 산소치료 등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적인 저산소증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장기 산소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혈관확장제는 COPD 관련 폐고혈압에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제한적입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가스교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임의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심한 폐고혈압이 의심되거나 일반적인 COPD의 정도에 비해 폐동맥 압력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전문적인 폐고혈압 진료센터에서 개별적으로 치료 방법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8. COPD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COPD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가운데 하나는 금연입니다.
이미 COPD가 있다고 하더라도 금연은 추가적인 폐 기능 저하를 늦추고 흡연으로 인한 다른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오랜 흡연 후 금연을 유지하면서 폐 건강을 관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금연이라는 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처방받은 흡입제와 약물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 자신의 상태에 맞는 규칙적인 신체활동 유지
- 필요한 경우 폐재활 프로그램 이용
- 독감·폐렴구균 등 필요한 예방접종 상담
- 미세먼지와 담배 연기 등 호흡기 자극을 가능한 줄이기
- 호흡기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상태 변화를 관찰하기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역시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환기를 충분히 하고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환경을 장시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9. 자주 묻는 질문
Q. COPD인데 숨이 많이 차면 폐고혈압도 검사해야 하나요?
COPD 정도에 비해 호흡곤란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산소포화도가 낮고 운동능력이 크게 감소했다면 다른 원인이 함께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심장초음파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확진이 필요한 경우 우심도자검사를 고려합니다.
Q. 금연한 지 오래됐는데도 COPD가 생길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금연은 매우 중요하지만 과거의 장기간 흡연으로 이미 발생한 폐의 구조적 변화가 모두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흡연력이 많고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이 지속된다면 금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기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56세나 66세가 아니면 폐기능검사를 받을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56세와 66세 폐기능검사는 국가 일반건강검진 항목입니다.
다른 연령이라도 호흡기 증상이나 흡연력 등으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료기관에서 폐기능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COPD는 완치할 수 있나요?
COPD에서 이미 발생한 구조적 폐 손상을 완전히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금연과 약물치료, 적절한 운동과 폐재활, 예방접종 등을 통해 증상과 악화를 줄이고 일상생활 기능을 유지하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10. 결론: COPD는 숨이 많이 찰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버지가 COPD로 치료받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는 호흡곤란과 다리 부종 같은 증상을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뒤늦게 COPD와 폐고혈압의 관계를 알아보니 COPD는 단순히 폐로 들어가는 공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환자에서는 폐혈관과 오른쪽 심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COPD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폐고혈압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 활동할 때의 호흡곤란 같은 변화를 무심코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2026년부터는 일반 국가건강검진에서 56세와 66세에 폐기능검사가 시행되므로 해당 연령이라면 검진 항목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국가검진 대상이 아니더라도 과거 흡연력이 많거나 호흡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신의 상태에 따라 의료진과 폐기능검사의 필요성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COPD가 확인됐다면 금연과 적절한 치료, 운동·폐재활, 필요한 예방접종 등을 통해 악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COPD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숨이 심하게 찰 때 병원을 가는 것'보다 위험요인을 줄이고 필요한 시기에 폐 기능을 확인하면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11. 참고자료
참고: 보건복지부 — 2026년 국가건강검진 폐기능검사 관련 안내 https://www.mohw.go.kr/
참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폐기능검사 및 건강검진 정보 https://health.kdca.go.kr/
참고: 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GOLD) — COPD 진단·치료 지침 https://goldcopd.org/
참고:European Respiratory Society — 폐고혈압 진료지침 https://www.ersnet.org/
참고: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 폐고혈압 진료지침 https://academic.oup.com/
※ 이 글은 COPD와 폐고혈압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호흡곤란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실신, 흉통, 심한 청색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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