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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년 9월 6일 UPDATE 되어 글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치매가 제 생활과 이렇게 가까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장모님이 치매 진단을 받으신 뒤 가족의 일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직접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방금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시기도 하고, 밤이면 혼잣말을 큰 소리로 하시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깨고 다음 날 모두 지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도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제 어머니의 반응은 조금 달랐습니다. 장모님의 모습을 보신 뒤 노인복지센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난타와 요가, 댄스 같은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몸도 움직이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치매에 대해 다시 공부해 보니 신체활동과 사회적·인지적 활동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뇌 건강을 위해 의미 있는 생활습관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이런 활동을 한다고 치매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현재 의학적으로 비교적 근거가 분명한 치매 위험 감소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인지 예비능이나 글림패틱 시스템처럼 자주 언급되는 개념은 어디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지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1. 치매는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병일까

나이는 치매의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치매가 정상적인 노화 과정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치매가 고령에서 더 흔하지만 생물학적 노화의 필연적인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최근 치매 예방이 ‘치매에 걸리지 않게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을 찾는 방향보다 평생에 걸쳐 수정 가능한 여러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WHO가 2026년 새롭게 발표한 치매 위험 감소 지침에서도 신체활동, 금연, 과도한 음주 감소, 건강한 식생활과 사회·인지활동 등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과 같은 심혈관·대사질환 관리도 포함됩니다. 필요한 경우 청력 문제를 확인하고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 역시 위험 감소 전략에 포함됩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저는 제 건강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 역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으로 약을 약 10년 동안 복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이유를 주로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중년부터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뇌 건강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하게 됐습니다.
2. ‘인지 예비능’은 치매를 막아주는 뇌의 우회로일까
제가 치매를 공부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개념 중 하나가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입니다.
인지 예비능은 뇌에 어떤 변화나 손상이 생겼을 때도 인지기능을 상대적으로 유지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흔히 ‘뇌에 우회도로를 만들어두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서 한 권을 읽거나 악기를 배우면 실제 뇌에 새로운 우회로가 하나씩 생긴다는 식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육, 직업 활동, 인지활동, 사회활동 등 평생에 걸친 다양한 경험과 인지 예비능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2026년 WHO 지침도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성인이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성인에서 인지훈련·인지자극과 사회활동 참여를 치매 위험 감소를 위한 생활방식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노인복지센터에서 하는 난타나 댄스를 단순히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새로운 활동을 배우고, 몸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 하나가 치매를 막아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신체적·인지적·사회적 활동을 함께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생활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3. 운동은 뇌 건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정에는 혈관 건강, 대사 건강, 염증, 신경가소성 등 여러 생물학적 기전이 관여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리신이나 BDNF도 연구되는 기전 가운데 일부입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가 치매 예방을 위해 ‘이리신을 많이 분비해야 한다’ 거나 ‘허벅지 운동을 하면 BDNF가 증가해 치매를 막는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실제 생활에서 더 중요한 메시지는 훨씬 간단합니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WHO 최신 지침에서도 신체활동은 치매 위험 감소를 위해 권고되는 중요한 생활습관입니다.
따라서 걷기와 같은 유산소 활동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근력운동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저도 쉬는 날에는 빠르게 걷는 운동을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운동을 단순히 체중이나 혈압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만 보지 않고 앞으로의 신체 기능과 뇌 건강까지 함께 관리하는 습관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4. 수면과 글림패틱 시스템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글림패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은 뇌에서 뇌척수액과 조직액의 흐름을 통해 대사산물의 이동과 제거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는 시스템입니다.
수면과 글림패틱 기능,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같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물질의 제거 사이의 관계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 단계의 생물학적 기전과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치매 위험 감소 방법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림패틱 시스템과 수면의 관계를 설명할 때는 “깊은 수면 중에만 작동한다”거나 “잠을 못 자면 뇌 청소가 멈춘다”는 식으로 단정하지 않은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 연구에서는 수면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생체지표 사이의 관계가 계속 연구되고 있고, 연구마다 결과가 일관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따라서 글림패틱 시스템을 ‘치매를 예방하는 뇌 청소법’처럼 받아들이기보다 수면이 뇌 건강과 관련되는 여러 생물학적 기전 가운데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장모님이 밤에 자주 깨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수면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보고 ‘잠을 잘 못 주무셔서 치매가 생겼다’고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좋지 않은 수면은 뇌 건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의 치매 원인을 수면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5.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제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

치매 예방이라고 하면 퍼즐이나 독서처럼 ‘머리를 쓰는 활동’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신 지침을 살펴보면 훨씬 넓습니다.
신체활동을 유지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며 인지적으로도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또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적정 체중 유지, 필요한 경우 청력 문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저는 치매 예방을 위해 특별한 건강식품부터 찾는 것보다 제가 이미 가지고 있는 건강문제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고 있으니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계속하고 금연을 유지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끊지 않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특정 영양제를 먹는다고 치매가 예방된다고 기대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WHO 2026년 지침에서는 영양 결핍이 진단되지 않은 사람에게 치매 위험 감소 목적으로 비타민 B·E, 오메가-3, 종합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치매 위험 감소는 특별한 한 가지 방법보다 여러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을 오랫동안 관리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으면 나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가요?
치매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수 있지만 모든 치매가 단순히 유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는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나이,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심혈관·대사 건강과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줍니다.
가족력이 걱정된다면 ‘나도 치매에 걸릴 것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 현재 관리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치매 예방을 위해 퍼즐이나 독서를 매일 해야 하나요?
반드시 특정 활동 하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 글쓰기,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 취미와 사회활동 등 자신이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지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난타와 댄스 같은 활동을 하시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치매 예방 영양제를 미리 먹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특정 영양제가 모든 사람의 치매를 예방한다고 볼 충분한 근거는 없습니다.
특히 2026년 WHO 지침에서는 영양 결핍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 위험 감소를 목적으로 비타민 B·E, 오메가-3 또는 종합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영양제가 필요한지는 개인의 식생활과 질환, 실제 영양 결핍 여부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장모님 치매를 겪고 제가 먼저 바꾸기로 한 것
장모님의 치매를 지켜본 뒤 처음에는 저도 ‘치매 예방을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할까’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신 자료를 다시 살펴본 지금 한 가지만 고른다면 저는 오늘 제 혈압부터 제대로 확인하겠습니다.
제가 이미 고혈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혈압을 재고 기록하는 것은 특별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년기의 고혈압을 관리하는 것은 심혈관 건강뿐 아니라 장기적인 뇌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청력 확인일 수도 있고, 금연일 수도 있으며, 걷기나 사람들과 만나는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는 치매 예방법을 모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는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부터 하나씩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마무리
장모님의 치매를 가까이에서 겪으면서 저는 치매를 바라보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다만 이번에 글을 다시 수정하면서 한 가지는 더 분명해졌습니다.
치매 위험을 줄이는 일을 ‘뇌에 좋은 특별한 행동’ 몇 가지로만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운동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고, 인지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과 청력 등 중년 이후 건강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치매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WHO는 현재 알려진 치매 위험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과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은 ‘생활습관을 관리하면 개인의 치매 위험이 일정 비율만큼 반드시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라, 인구집단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래서 저도 먼 훗날을 걱정하기만 하기보다 지금 관리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관리하려고 합니다.
장모님의 치매가 제게 준 가장 큰 변화는 어쩌면 치매가 생긴 뒤를 걱정하는 것에서 지금의 제 건강을 돌아보는 것으로 생각이 바뀐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와 치료제 대상에 대한 현실적 제한등을 설명한「장모님 치매를 돌보며 알아본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키선라는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글에서 별도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가족 경험과 공개된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기억력이나 판단력 변화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 생활습관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 World Health Organization(WHO),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second edition, 2026
- World Health Organization(WHO), Dementia Fact Sheet
- 수면·글림패틱 시스템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공개 연구 및 문헌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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